팔순을 넘긴 노의사의 등은 꼿꼿했다. 청력도 흐려지지 않았고 안경 너머로 비친 눈은 맑았다. 아들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라고 했다. 처음 출마설이 돌기 시작했을 때부터 변하지 않던 마음이다. 올해로 쉰이 된 아들이건만 어버이의 눈에는 늘 안쓰럽고 안 된 '큰아이'다. 출마소식을 들은 어머니 박귀남 씨(77)는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아무래도 안 나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넌지시 말렸었다.
"지난 주(추석)에 아이들을 보러 우리가 서울 아들네 여의도 집에 다녀왔어요. 원래는 큰아이 내외가 내려와 같이 일본엘 가기로 했는데, 이 소동이 나는 바람에 꼼짝을 할 수가 있나요. 전보다 얼굴이 거칠어져 있어 영 마음이 안 좋았어요."
언론을 피해 칩거 중인 아들과 함께 외출도 자제하고 며칠 머물다 내려온 안영모 원장의 얼굴엔 여전히 수심이 깃들어 있었다. 한편 의아했다. 나쁜 소식도 아니고, 시대가 원하는 차기 리더가 당신의 아들이라는데 어깨가 으쓱할 만도 한 일 아닌가. 무엇이 노부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걸까.
"…건강 상할까 봐서요. 우리가 걱정하는 건 그거 하나예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혼자서 감당할 만한 양이 아닌 거 같은데, 거기다 일을 더 보태놓으면 어떻게 감당할까 싶어요. 여기서 일이 더 많아지면 공부해야 할 사람이 그렇게 좋아하는 책도 못 읽을 게 뻔한데, 안타깝잖아요. 그것도 걱정이 되고요."
어떤 여론조사에도 나오지 않던 안철수 출마 반대의 변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